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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07 14:40
김 연희 마리아 수녀 "'모태에서부터 나를 빚어만드신 분"
 글쓴이 : 베네다락 (218.♡.30.66)
조회 : 28  

어릴적부터 저희 어머니는 저를 앉혀놓고 태몽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었습니다
. 제 태몽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어머니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재단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셨는데요. 꿈속에서 어머니는 모교 언덕너머로 새빨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빼앗겨, 학교 언덕을 열심히 올라갔다고 합니다.
올라가서 보니, 그 꽃은 학교건물과 수녀원건물 사이에 있던 정원에 피어있던 꽃이었고, 꽃이 너무 예뻐서 자세히 살펴보니
빨갛고 키가 큰 글라디올러스라는 꽃이었다고 하네요. 정원전체에 가득히 핀 그 꽃이 탐스러웠던 나머지,
한 송이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꺾어 품에 안고 내려오는 것이 저의 태몽이었다고 합니다.
저에게 그 태몽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난 뒤 어머니의 결론은 늘 너의 태몽이 이러하기에,
너는 학교 선생님이나 수녀님이 될 거야였습니다.
 
어릴 때야 착하고 순진한 마음에 그러려니하고 들었다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반항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왜 선생님이나 수녀가 되어야하지?’,
성당은 너무 심하게 재미가 없어’, ‘하느님은 보이지도 않는데 내가 왜 성당에 다녀야해?’,
 ‘성당 안갈래이렇게 시작된 제 영혼의 반항은 대학생이 돼서야 비로소 잠잠해졌습니다.
 
 늴리리야 흥청망청 놀다가 청춘을 허비하고 마는 젊은이는 되고 싶지 않았기에,
1학년 때부터 억척같이 열심하고도 알차게 대학생활을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항상 뭔가 허전하고 아쉬웠습니다.
친구들도, 여행도, 문화생활도,
오감을 충족시켜주는 그 어떤 것도 저를 완전히 기쁘거나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 발로 성당을 찾아가는 횟수는 늘어나게 되었고,
4학년이 되면서부터는 그렇게 즐겨듣던 세상의 음악보다 생활성가를 더 즐겨듣게 되었습니다.
저의 모친께서는 딸의 기적 같은 변화(?)를 무척이나 기뻐하신 나머지
방학 때 집에 와있는 틈을 타, 피정이나 특강, 수녀원의 새벽미사를 매일같이 데리고 다니셨고,
그 시간은 제 영혼에 쏟아지는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4학년 2학기. 단 하루도 고민하지 않고 넘어간 날이 없었던 그 학기에
저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월을 되돌아보곤 하였는데요,
끊임없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을까?’,
취직을 잘하고 시집을 잘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이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삶이 안정된다고해서 나는 진정으로 기뻐하고 행복해하게 될까?’,
 ‘무엇이 내 삶을 좀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렇게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더니 마침내 두 문장이 제 안에 남았습니다.
 ‘삶이 참 공허하고 허무하다’, ‘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제 영혼을 흔들어 깨우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되었고,
영혼이 깨어날수록 저는 더 간절히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목말라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더 가깝게 살아가고자 길을 나선 분들이 수녀님들인데,
제가 보고 살아왔던 수녀님들은 인상이 좋지를 못하셨었어요. 뭔가 고뇌하고 계셨으리라 이해하고 싶은데요.
화가 난 것 같은 수녀님, 짜증이 가득해 보이는 수녀님, 세상 근심걱정은 혼자 다 하고 계신 것 같은 수녀님,
가까이 갔다가는 야단만 맞을 것 같은 수녀님, 진지하고 심각해서 피하고만 싶은 수녀님 등.
제 기억에 저장되어있던 수녀님의 이미지는 제가 수도성소에 응답하는데 걸림돌이 되었었습니다.
그러던 중, 피정을 갔다가 만났던 한 수녀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수녀님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웃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나도 환하게 세상을 다 가진 듯 넉넉한 함박웃음으로 하염없이 웃어주시던 한 수녀님의 얼굴이
제 마음을 다시 뭉클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입회하여,
그 수녀님과 같은 수도복을 입고,
같이 웃으며 같이 삶을 나누고 살아가게 되었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시던 예수님 말씀처럼,
 결단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삶이지만,
세상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던
내 영혼의 빈자리는 이 길 위에서 더 없는 풍요로움으로 채워져가고 있습니다.
모태에서부터 나를 빚어만드신 분께서
이미 내가 세상에 나기도 전에 나를 부르고 찾으시고 원하고 계셨음을 되생각해보며,
 그 귀한 부르심에 더욱 맞갖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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