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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16 23:58
잊지 않겠습니다...세월호 추모미사
 글쓴이 : 베네숲 (220.♡.99.240)
조회 : 178  



세월호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추모 행사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고

아직까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5명을 봉헌드리며 묵주기도로 시작되었습니다.





미사에 앞서 박종운 변호사님(전 세월호 특조의 상임위원 겸 안전사회소위원장)께서  

세월호 사건 이후 지금까지 사정을 정리해주셨습니다.


세월호를 계기로 가장 기본이 되는 생명존중이 첫번째 가치가 되는 나라가 되기를 강조하면서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지워지는 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유가족들의 그 깊고 아픈 기억이 조금이나마 위로 받을 수 있도록 진상규명이 밝혀져야한다'고 호소하셨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깊은 안타까움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을 기억하며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우리나라가 보다 안전하고 생명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어

그분들의 아픔이 위로받기를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많은 신자들로 가득찬 성당 한켠에서는

수화 봉사자 한 분이 특강과 미사를 열심히 전하고 있습니다.




박용육 신부님의 미사강론을 나누며 따뜻한 연대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여객선이 침몰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배를 탔던 승객들 중에 삼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선장은 자기 몸 건사하기에 바빴고, 승객들에게는 탈출하라는 지시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관계기관의 늑장대처는 물론이고 과적, 선박 불법 개조 같은 감독 소홀도 문제였습니다. 업주와 관의 유착이 지적되었지만 수사는 사법처리는 유야무야 되었고, 사고 대체는 늦었는데 여론을 무마하려는 시도는 재빨랐습니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들이 사이비냐는 공세도 이어졌습니다.

세월호 이야기가 아닙니다. 1970년 12월 14일 여수 소리도 인근 앞바다에서 침몰했던 남영호 이야깁니다. 32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그중에서 겨우 열여덟구의 시신을 인양하는데 그쳤던 그리고 책임자 처벌과 진실 규명은 언감생심이었던 사건이었습니다.

... 44년이 지난 2014년에 정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았습니다. 중략...

그런데, 이번에는 참으로 다른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간의 보상금으로 대충 넘겨 버리면 될 줄 알았던 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유가족들은 돈을 바라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선을 긋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목소기라 달랐습니다. 세를 모으고 위력을 과시하면서 요구조건을 관철시키려 하는 대신에 그분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를 꾸밈없이 들려 주셨습니다. 울고, 굶고, 걷고, 추위 속에 거리로 나 앉으면서 그분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려 주셨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우리는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무력한 부모였다고 가슴을 쳤습니다...중략...

그로부터 우리 사회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분들이 열어 보인 상처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손을 맞잡아 주셨습니다. 곳곳에서 애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대로, 또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함께 뭐라도 나눌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가 지금 이 정도라도 바뀔 수 있었습니다. 진실 규명이라는 숙제를 이번만큼은 대충 마무리하지 않고,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아직 세월호에서 다섯 사람이 내리지 못했는데 그분들이 돌아올 때까지 노란 리본을 달아놓고 기다릴 수 있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굶주린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빵을 나누셨을 때, 거기에는 풍성한 나눔의 잔치가 벌어지는 기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기적을 통해서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했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 굶주린 이들의 고통에 함께 하시고, 나눔을 통해서 그 고통을 덜어내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탁월한 위력으로 인간의 고통을 단숨에 치워버리지 않고, 인간이 되시어 그 고통을 함께 겪는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무력함을 온전히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하느님이 그런 분이신지를 눈여겨보지 않고, 대신에 그분의 능력에 집착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능력을 자기를 위해서 발휘해 주시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워 주시기를 바랬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그들은 예수께 등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 중략...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고통의 십자가 길을 떠나지 맙시다. 가다가 마는 길은 아니 간만 못합니다. 우리가 기도와 단식과 선행으로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의 고통에 함께 하기로 했다면, 그리고 그 결심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로 담아내었다면, 그 길의 끝에서 만나게 될 영광과 기쁨의 재회를 희망하면서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우리는 언젠가 하느님의 식탁에서 모두 만나 하나가 될 것이고 이 미사는 마지막 날의 그 기쁨을 미리 나누는 희망의 징표입니다. 그 희망 안에서 함께 기도합시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지키지 못한 영혼들을 당신 품에 받아들이시어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위로의 하느님,
      유가족들에 당신만이 주실수 있는 위로를 베풀어 주소서.

   용서의 하느님,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충실하지 못했던 저희를 용서하시고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소서.


 

 

[대구대교구 박용욱 미카엘 신부님의 세월호 4주기 추모 미사 강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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