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기억

수녀원의 일상을 떠나 다시 그 일상으로 돌아오면
아… 
이 기도소리를 얼마나 그리워했음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

소리의 기억…

이른아침 눈을 뜨고 조금 더 자고 싶어 이불 속으로 몸을 움츠리고 있는 나
부엌에서 울려나오는 차례차례의 소리들
문지르고 헹구어내고 쌀을 씻느라 만들어 내는 반복되는 소리
뚝뚝 뚝딱 뚝딱 칼과 도마가 만들어 내는 리듬
달구어진 팬에 무언가 올려지고 익혀지는 소리

소리들이 냄새로 바뀔때

“일어나야지…”

나의 의식을 꿈속에서 세상으로 불러냈던 엄마의 소리

매일 매일 반복되기에 때론 나 자신에게는 무뎌질 수 있는 기도소리가 될 지라도
움츠린 영혼들을 일으켜세워 새 아침을 맞이하는 엄마의 소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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