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Chisto omnino nihil praeponant. R. B.
– 머리말 72,11
나는 내 아이들을 오려서부터 부엌일에 동참시켜 장장근이 발달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혀와 눈과 코와 귀가 탁월한 기능을 갖도록, 강제가 아니라 즐거운 방식으로 단련해, 세상 온갖 미감을 만끽하는 인간으로 키우고 싶다.
그러려면 그 교육의 장소는 부엌 이상 가는 곳이 없다고 나는 믿는다. 고추를 손으로 비벼보고 냄새 맡고 마늘을 까고 찧고 오이를 분지르고 가지와 파를 결대로 찢고 늙은 호박껍질을 닳은 숟가락으로 벗기고 양파와 토마토의 단면을 정신없이 들여다보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맵고 짜고 달고 쓰고 신맛을 혀끝에 올려놓고 전율할 때 인간은 우주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기심과 탐욕과 분노와 공포 같은 걸로 흐려진 인간성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선하고 고운 그 무엇, 어쩌면 인仁이거나 사랑이거나 자비라도 불러도 좋을 그 무엇, 바로 그것을 대면 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너그러운 장소가 저 산꼭대기 선방이나 성균관의 명륜당이 아니라 부엌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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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빛나는 삶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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