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Chisto omnino nihil praeponant. R. B.
– 머리말 72,11
*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
“주님, 바꿀 수 있는 일은
바꿀 수 있는 힘을 주시옵고,
바꿀 수 없는 일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의연함을 주시옵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 인생
어느 좋은 날
적당히 비 내리는 어느 좋은 밤
웃통을 벗은 한 노인이
옥상 위 가로등 옆에서
춤울 춘다.
살 만큼 살고 보니
인생은 비가 지나가길
넋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비와 하나 되어
춤추는 것이라며.
* 향
나무에게선 향기가
사람에게선 냄새가
그런데
나무에 오른 사람에겐
향이 날까 냄새가 날까?
사람이 오른 나무에겐
냄새가 날까 향이 날까?
* 엄마 사제
때 지난 신문지 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갓 삶은 닭백숙을 가운데 놓고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감히 손 못 댈 정도로 뜨거운 몸뚱이를
성체 나누듯 맨손으로 찢는 엄마
다리 하나는 아빠에게 하나는 형에게
그렇게 차례차례 뜯고 나누고 보니
남은 건 희뿌연 국물 뿐
마치 성혈 다루듯 골고루 나누고서는
뒤돌아서서 손가락만 빠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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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빛나는 삶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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