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성소와 그 성장은 무엇보다 하느님의 선물이다.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 이 테라 수녀
‘해결 안 해 주시면 못가요!’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았을 때 하늘을 보며 간절히 중얼거린 기억이 난다.
‘부처님, 엄마가 저 혼내지 않게 해주세요!!’
부르는 이름은 달랐지만 그 때부터 신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었던 것이다. ^^;
하지만 우리 가족이 삶의 모진 굴곡과 풍파를 겪어가며
나는 신이 아닌 돈의 힘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쫓아 살려 하였지만..
삶에서 일어나는 먼지 속에 몸과 영혼이 뒹굴 때 주님께서는
우연을 가장한 묘한 방법으로 나를 세례 받게 하시고 수녀원으로 이끄셨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난생처음 방문한 수녀원에서
내 또래 수련 자매들의
‘흰 슐라이어를 바람에 날리며 환한 웃음으로 무리지어 산책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날 햇살이 맑아서 후광효과가 컸다는 것을 지금은 알지만..^^;;
그날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로부터 1년 반 정도를 처음에는 쉬러,
나중에는 고민하러 오게 되더니 결국 들어와 살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우리 집은 내가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했던 터라 반대가 극심했다.
내가 보아도 내가 이 길을 선택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평생을 우리 3남매를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는 마치 벽 같은 느낌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런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으면서까지 올 수는 없었다.
그래서 기도드렸다.
‘예수님,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는데 통하지 않습니다.
계속 반대하시면 저는 못가요.
주님 뜻이 제가 이 수녀원에 가서 사는 것이라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살겠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퇴근하신 어머니께서 내 방문을 열고 대뜸
‘니가 그렇게 원하면 한번 가봐라. 나중에 늙어서 원망하는 말 하지 말라.’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로 주님께서는 입회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해결해 주셨고 지금까지 9년여의 시간을 불러주신 이곳에 있다.
나는 지금 종신 서원을 앞두고 있다.
입회 때의 이 하느님 체험은 지금까지 유혹에 걸려 넘어질 때마다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된다.
성소는 입회함으로써 알아보기 시작하는 것이고
평생 다듬어간다는 것을 살면 살수록 느낀다.
나의 성소가 오늘,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음으로써
증명된다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하다.
하루를 셈했을 때 기쁨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런 착각을 가지고 들어오면 힘들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더하고 빼도 결국은 기쁨이 더 큰 것에 감사드린다.
나를 비우고, 내가 묶여 있는 것을 바라보고
주님과 함께 하나씩 풀어내어 나를 자유롭게 만들고,
예수님과 가까워지고,
주님 손에 쉽게 쓰일 수 있는 도구가 되며
형제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체득하는 복된 이 길을
많은 이들이 함께 걸을 수 있길 기도드린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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