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성소와 그 성장은 무엇보다 하느님의 선물이다.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The religious vocation and its unfolding is, above all, God’s gift.
– 회헌 6,1
“낫기를 원하느냐?”(요한 5, 6)
1993년 3월 3일, 수녀원 입회. 1997년 2월 9일, 첫서원, 2002년 2월 5일 종신서원, 2022년 6월 29일, 은경축. 이 한 줄을 쓰는데 나의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그 동안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결코 쉽지 않았던, 많은 갈등과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으며 그분 치유의 손길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수련기 어느 날 나에게 다가오시어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셨던 예수님. 어쩌면 25년 서원의 삶은 그분의 그 물음에 “낫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하게 응답하는 날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간절함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듣고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면서 수도 삶의 뿌리가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였고 연두 빛 싹이 돋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함께 하셨고, 앞으로도 함께 해주실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공동체의 모든 수녀님들께도 감사드린다.
- 이 데레사 수녀 -
정녕 주 하느님 제 눈이 당신을 향합니다 (시편 141,8)
서원 25주년의 시점. . . ?
‘부족함이 없이‘ 가 아님, 부족함을 바라보아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
현실 앞에 나약한 모습으로도 마주서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
늘 원하던 아름다움이 항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
지금도, 내가 가진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피하고 싶고, 고통스러운 일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사방에서 조여 오고 있는 이 한가운데..
이것밖에 내가 드릴 수 있는 전부이고,
이 상태 그대로도 찬미가 되는 것이라면,
. . . . 이렇게,
내 있는 그대로의 이 모습을 보아주시는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게 되는 시점.
이 시점이
나의 25년 서원을 새롭게 하는 것임을. . .
그래서, 내 영혼아
오직 하느님을 향해 말없이 기다려라,
그 분에게서 나의 희망이 오나니
- (시편 62,6)을 읊을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
하느님과 성인들 앞에 다시금 서원을 새롭게 하는 오늘,
이 시간까지 특별한 인연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는
공동체 수녀님들 한분 한분께도 감사를 드리며 함께 찬미 합니다.
- 김 호산나 수녀 -
보시니 참 좋았다!
피정 동안 ‘베두리 바두리’를 기다리며 9일기도를 했었습니다. 동산에도 한번 씩 올라갔었는데 나무가 엄청 많이 자라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었습니다. 특별히 잔가지가 많고 잎이 풍성해 장관을 이루고 있는 미루나무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게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유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하느님의 집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자기 나름’의 모습으로 소명을 다하는 우리들의 삶!
‘이렇게 살아왔구나~, 혼자서 온 길이 아니였구나~, 함께 하였기에 아름다웠고 풍요로웠구나~’ 감사합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시간들~
- 정 셀바 수녀 -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시편1,2)
새벽 5시 10분
일어나 어둑한 성당을 간다.
수도복 스치는 소리 멈추면 무릎을 끊어 겸손하게 기도하고 앉아서 귀 기울여 말씀을 듣는다.
일어서서 찬양하고, 고개숙여 경배하며 흠숭한다. .....너무 멋지다.
(1993년 봄 , 지원자였던 나의 일기)
첫 서원을 하고 본당 신부님께 인사를 갔더니 수도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데? 라고 물으셨다 겨우 첫 서원을 하고 위의 시편을 신부님 앞에서 당돌하게 외웠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은경축을 맞이했다. 부끄럽지만, 나의 25년은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요한 2,19)” 하시며 나를 세우고 허물고 세우고를 반복했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돌아보니 나의 지나온 자리 모두가 바로 거룩한 자리였다. 수없이 허물고 세우고를 반복하면서 그분은 다시 나의 첫 서원을 했던 자리로 데리고 오셨다.
거룩함이 빛나고 생명이 숨 쉬는 사수동 공동체 안으로, 이 곳에서 겸손함이 묻어나는 수도자가 되어보리라 다시 다짐하는 은경축임을 되새기며 함께 걸어온 공동체 수녀님들께 감사드린다.
- 김 마리요나 수녀 -
며칠 전 비바람 불던 날 솔밭을 산책하다 유난히 심하게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소나무를 보았다. 보다 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잡아주려고 나무에 손을 대어보니 윗가지들은 서로 부딪칠 정도로 흔들렸지만, 손으로 감싼 아래 부분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다른 나무와 달리 밑동이 몸에 비해서 풍선이 부풀 듯 둥글게 부풀어 있었고 온갖 풍상을 겪었는지, 겉으로 보기에도 그 형상은 참으로 고된 삶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으로 놀라운 이 광경을 보고 기울어진 이 나무를 지탱해 주는 것이 땅 속에서 고된 풍상을 함께하며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뿌리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나의 바이올렛 화분에 대한 일들이 생각났다. 예전에는 동산에서 가져온 흙으로 심었지만, 이번에는 더 잘해 볼 요량으로 꽃집에서 거름흙을 사서 심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잎은 누렇게 변해 거의 다 죽게 되었다. 겨우 몇 개 남았을 때 선배수녀님이 거름이 너무 많아도 식물은 이런 현상으로 다 죽는다고 하셨다. 죽어버린 가지들에 미안한 마음이 커 다시 몇 줄기를 유리병에서 뿌리 내리기를 기도하며 매일매일 더 열심히 관찰했다. 설렘과 기대와 희망으로 매일 기도하고, 사랑의 손길을 준 그 마음을 헤아려서인지 바이올렛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살짝 뿌리를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뿌리에 싹도 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생명을 이어져 나가기까지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한 순간 감사의 마음으로 변했다. 이번에 수련자매님께 바이올렛을 부탁하고 피정에 들어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께서도 천사들과 성인들을 통해서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시듯이, 그 바이올렛은 수련자매님을 통해서 또 다른 생명의 물을 먹고 자라고 있을 것이다’라고....... 예전에 내가 생각한 좋은 흙만으로는 바이올렛이 뿌리를 내리기가 힘들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처럼, 하느님은 나를 지탱해 주는 굳센 버팀목의 뿌리를 내리게 하시기 위해 골고루 주셨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일상의 사소함에도 그 분은 나에게 작은 실뿌리를 뻗게 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그 뿌리가 어느 방향으로 뻗을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그 분의 계획대로 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작은 뿌리 하나하나들이 힘을 모아 나를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일들이 감사하다.
- 안 헬렌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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