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파스칼리스 수사) 팡가우어는 1882년 1월 8일 쾨퍼링(레겐스부르그)의 엑글핑에서 태어났다. 그의 형 미하엘은 1876년생으로 1900년에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에 입회하여 바르나바스 수사라는 이름을 받았다.

쾨퍼링의 본당신부는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아빠스에게 요한 팡가우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 “제게 이야기한 대로 요즘 세상에는 여러 가지 유혹으로 인해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어렵지만, 그는 양심의 보호를 받아서 자신의 형이 했던 것처럼 세상과 결별하기를 원합니다. 요한은 훌륭한 청년으로 온전히 순수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오히려 그것 때문에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입회를 청원하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불쌍하고 약한 죄인이 높으신 분의 인도를 받아 심사숙고한 결정에 겸손하게 순종하고,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당할 수 없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수도원에 받아주시기를 청합니다. 하늘의 성부께서 여러분에게 하셨듯이 저를 불쌍하게 여겨 주십시오. 그분은 당신의 요청을 수행하도록 제게 은총을 베푸실 것이고, 언젠가 그분의 자비로 제가 ‘오너라!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저의 진정하고 분명한 원의입니다.”

1905년 10월 15일 요한 팡가우어는 파스칼리스(Paschalis)라는 수도명을 받고 수련기를 시작하여, 1907년 10월 20일 첫서원을 발하였다. 수도원에서 그는 자신의 친형을 돕는 정원사로 일하였다. 1909년 11월 7일, 27세의 파스칼리스 수사는 서울로 파견되었고 1911년 6월 23일 서울 백동 수도원에서 종신서원을 발하였다.

1949년 5월 9일과 10일 사이에 북한 공산당 정치보위부원들은 덕원 수도원을 점거하였고 처음에는 수도원과 신학교의 책임자들을, 이틀 후에는 파스칼리스 수사를 포함한 공동체의 독일인 형제들을 체포하였다. 그들은 처음에 평양 인민교화소에 수감되었다가 이후 옥사덕 마을 근처 전천의 강제 수용소로 이송되었다. 강제 수용소의 학대로 파스칼리스 수사는 쓰러졌고 1950년 4월 16일 순교하였다.

강제 수용소의 수녀 의사 디오메데스 메퍼트의 증언

파스칼리스 팡가우어 수사의 위통과 장 질환은 원산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감옥에서의 익숙하지 못한 거친 음식으로 인해 더 악화되었다. 그러나 그는 처음에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남 돕기를 좋아하여 곳곳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부엌과 방의 숱한 아궁이에서 엄청난 양이 소비됐던 섶나무를 묶는 데도 열심이었다. 그는 아주 열심히 신체를 단련하였는데, 죽기 바로 전까지 가능하면 밤에 개천에서 냉수욕 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찬물 치료는 그에게 효과가 있어서 아마도 그의 생명을 몇 주일 더 연장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병은 제 길을 가기 시작했다. 파스칼 수사는 매우 훌륭한 정원사였다. 그러나 그는 또한 위대한 명상가였으며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몸을 바쳤던 사람이었다. 마지막 몇 주 동안에 그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훌륭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러한 휴식과 명상의 시간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 번 표현하였다. 그는 아주 만족했고 병자 도유성사를 받은 후에 주의 부르심에 영원히 따를 준비를 하였다. 그는 1950년 4월 16일, 사백주일(부활 제2주일)에 운명하여 그의 동료 수사들 옆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