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1-4; 4,14-21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루카복음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고 본격적으로 전도활동을 시작하신 후
오늘 말씀의 나자렛 방문(4, 16-30) 사이가 아주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나자렛에서의 희년 선포 사건은 마태오에서는 13장 말미에 나오고,
예수님의 공생활부터 시작하는 마르코에서는 이 내용이 6장에 나옵니다.
이 말은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님이 본격적인 공생활에 시작하신 후
그 사건들과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전해준 후
나자렛을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루카는 예수님의 유년시절로 시작해서
3장에 이르러 예수님이 세례(3, 21-22)를 받으시고, 4장에서 광야의 유혹(4, 113) 후
갈릴래아 전도 시작 내용을 두 절로 간략하게 요약합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으로 갈릴래아로 가시어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그 소문이 주변 모든 지방에 퍼지면서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그리고 바로 당신 고향인 나제렛을 방문합니다.
공생활의 시작부분에서 이루어진 나자렛에서의 희년 선포에 대한 고향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4,22)
그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라워하며 칭찬하지만 그들이 가진 고정관념과 선입견은
결국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예수님을 죽으려고까지 합니다.
이는 마치 고향사람들처럼 당신의 민족 이스라엘도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에는 십자가로 예수님을 몰고 가리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듯합니다.
성령의 힘으로 갈릴래아로 가시어 회당에 들어가신 후
예수님은 이사야 예언서의 이 말씀을 찾아 읽으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나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기름을 부으시고, 성령이 내리시고, 주님께서 파견하신 이’
이는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이 고대하던 바로 그 메시아임을 장엄하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 구원자가 파견된 곳은
‘가난한 이들,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에게’ 입니다.
이 말이 부유한 이들이나 자유로운 이들, 볼 수 있는 이들이 덜 중요하거나
그들에게 복음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님을 우리는 압니다.
가장 작은 이들, 변방에 있는 이들, 소외된 이들의
고통과 어둠과 간절함이 가장 우선시 된다는 것입니다.
배부른 이에게는 빵이 흥미롭지 않지만
간절한 이들은 기쁜 소식을 척박한 땅이 비를 만나 듯 반가워하며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4, 21) 하십니다.
무슨 말입니까?
식량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 무수히 많은 가난한 이들이 굶주리고,
억압받는 이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잡힌 이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희년의 선포로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예수님은 왜 ‘오늘’ 우리가 들은 이 성경말씀이 이루어졌다고 하실까요?
변방에 있는 이들이,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이, 울부짖고 있는 이들이
이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자신들을 찾아오신 하느님, 자신들을 구원하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이
이제 이루어지리라는 말을 주님의 입으로 직접 들은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희망할 수 있고, 눈물을 닦고 어둠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도다른 이들이 이웃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을 위해
복음적 결심을 하고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귀를 열고 듣고 있는 우리 안에서 ‘오늘’ ‘지금’ 이루어진 것입니다.
1독서 느혜미야서에서 율법이 장엄하게 선포되었을 때
하느님을 잊고 살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결심을 합니다.
1독서에서는 율법학자이며 사제인 에즈라가 모세의 율법을 백성들에게 읽어주고 풀이해 주었지만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하늘나라의 기쁨을 알려주셨습니다.
1독서의 이스라엘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였다면
복음에서 이스라엘은 이제 예수님에 의해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이 세상에 파견되신 우리의 구세주께서
고통 속에 있는, 죄의 어둠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이 장엄한 희년 선포에 우리의 마음이 함께 뛰고 있습니까?
이 말씀을 듣는 우리 마음이 복음을 전하고 살기 위해 힘차게 일어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이 말씀은 지금 당신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노 수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의 시작입니다.1,1-4; 4,14-21
1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엮는 작업에
많은 이가 손을 대었습니다.
2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
3 존귀하신 테오필로스 님,
이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자세히 살펴본 저도
귀하께 순서대로 적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4 이는 귀하께서 배우신 것들이 진실임을 알게 해 드리려는 것입니다.
그때에 4,14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15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Since many have undertaken to compile a narrative of the events
that have been fulfilled among us,
just as those who were eyewitnesses from the beginning
and ministers of the word have handed them down to us,
I too have decided,
after investigating everything accurately anew,
to write it down in an orderly sequence for you,
most excellent Theophilus,
so that you may realize the certainty of the teachings
you have received.
Jesus returned to Galilee in the power of the Spirit,
and news of him spread throughout the whole region.
He taught in their synagogues and was praised by all.
He came to Nazareth, where he had grown up,
and went according to his custom
into the synagogue on the sabbath day.
He stood up to read and was handed a scroll of the prophet Isaiah.
He unrolled the scroll and found the passage where it was written:
The Spirit of the Lord is upon me,
because he has anointed me
to bring glad tidings to the poor.
He has sent me to proclaim liberty to captives
and recovery of sight to the blind,
to let the oppressed go free,
and to proclaim a year acceptable to the Lord.
Rolling up the scroll, he handed it back to the attendant and sat down,
and the eyes of all in the synagogue looked intently at him.
He said to them,
“Today this Scripture passage is fulfilled in your he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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