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1,14-23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오늘 복음의 마지막 절이 굉장히 강력해 보인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벙어리를 치유시키고 계신 예수님을 직접 막는 사람은 없다.
예수님을 체포해 간다거나,
병자들이 예수님께 오는 것을 막아 선다거나 그러지 않는다.
그냥 옆에서 비방하며 떠들어댈 뿐이다.
마귀 우두머리 힘으로 마귀들을 쫒아내고 있다고.
또는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표징을 보여달라고 할 뿐이다.
예수님은 그들의 논리를 꽤나 길게 반박하신다.
그러다가 이 논쟁 중에 인내심을 잃은 듯한 말씀을 하시는 거다.
예수님의 선한 의지에 맞서는 행위들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예수님 옆에서 떠들고 논쟁을 걸어오는 이들은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물리적으로 훼방놓지는 않는다.
예수님은 계속 병자들을 치유하실 것이다.
체포라도 당해 손발이 묶이지 않는 한 그러실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기에는 그들의 이런 비방이
그냥 설득하고 넘길 만한 것이 아니었다.
말로 하는 비방은 약하고 물리적 제지는 좀 더 강하니
이건 가볍게 봐주자, 이런게 아니다.
선한 의지를 꺾으려는 일은 그게 입으로만 떠드는 비방이라도
그 어떤 것보다 악한 일이다.
선을 행하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들은 악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단언하신다.
하늘 나라를 보여주는 이런 선한 일에 협조하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안하는 중립이 아니라 훼방하는 것이라고.
하느님의 나라에 사람들을 모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은 더도 덜도 아닌게 아니라
모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흩어버리기까지 하는 거라고.
오늘은 이 마지막 구절의 말씀이 메아리 친다.
예수님이 참고 참았다가
정말 단호하게 하시는 말씀이라는 느낌이다.
하느님의 일을 나서서 하자니 힘들고,
그냥 나쁜 짓이라도 안 하면 중간은 가겠지,
나대지 말자…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을건데 뭐…
가만히 있으면 갈등을 피할 수 있고
최소한 죄를 짓는 건 아니니까… 하는
내 얄팍한 마음에 묵직한 돌을 던지는 말씀이다.
선을 위한 일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선도 악도 아닌게 아니다.
악을 행하는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14-23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15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11:14-23
Jesus was driving out a demon that was mute,
and when the demon had gone out,
the mute man spoke and the crowds were amazed.
Some of them said, “By the power of Beelzebul, the prince of demons,
he drives out demons.”
Others, to test him, asked him for a sign from heaven.
But he knew their thoughts and said to them,
“Every kingdom divided against itself will be laid waste
and house will fall against house.
And if Satan is divided against himself,
how will his kingdom stand?
For you say that it is by Beelzebul that I drive out demons.
If I, then, drive out demons by Beelzebul,
by whom do your own people drive them out?
Therefore they will be your judges.
But if it is by the finger of God that I drive out demons,
then the Kingdom of God has come upon you.
When a strong man fully armed guards his palace,
his possessions are safe.
But when one stronger than he attacks and overcomes him,
he takes away the armor on which he relied
and distributes the spoils.
Whoever is not with me is against me,
and whoever does not gather with me sc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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