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3,1-9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오늘의 복음은 루카복음 13장의 시작입니다.
루카는 12장에서 계속 마지막 심판의 때를 대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부자 비유(12, 16-21)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서만 부를 축적하는 부자를 향해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라고 하시고,
‘세상 걱정과 하느님의 나라(12, 22-30)에서는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찾지 마라. 염려하지 마라……
오히려 너희는 그분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12, 30). 하시며,
12장 35절에서는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하셨고,
뒤이은 ‘충실한 종과 불충한 종(12, 41-48)의 비유에서는
주인이 더디 오겠거니 하며 먹고 마시고 술에 취한 불충한 종에게
‘예상치 못한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시대를 알아보아라'(12, 54-56), ‘늦기 전에 화해하여라'(12, 57-59) 등등…
12장은 거의 전체가 마지막 날, 심판의 때에 하느님 앞에 서기 위해 준비하라고
우리를 흔들어 깨우고 있습나다.

이어지는 13장의 오늘 복음에서도 심판의 날이 오기 전에
‘회개하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13장 1-5절의 빌라도에 의해 살해된 이들과 실로암 탑에 깔려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죄를 지으면 하느님에게 벌을 받아 불행이나 재난을 당한다고 믿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죽은 그들이 너희보다 더 많은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13, 4,5) 라고 말씀하십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 나무의 비유(13, 6-9)에서는
우리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시는 말씀과 –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동시에 예수님운 위안이 되는 말씀도 주십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나 겨우 한숨을 돌리게 한 이 말씀도 마지막 절에서
‘내년에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라버리라’는 말로 다시 우리 가슴을 벌렁이게 합니다.

하느님은 진노에 더디시고 우리가 용서를 청하면 쉬이 마음을 돌리시는 분이십니다.
한없이 자비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 외아들마저 아낌없이 내어주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회개하도록 이끌어 주시고, 알려주시고, 끝까지 돌보아 주십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우리는 각자의 삶으로 심판관이신 그분 앞에 서게 됩니다.
장례 미사 때 우리는 하느님을 ‘엄하신 심판관이 아니라
‘자비하신 아버지’로 만나게 해 주십사 기도하고 있지만
마지막 날에는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 1-13)에서 처럼
우리가 가진 것 외에는 그 누구에게서도 기름을 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거듭 거듭 우리에게 일깨워 주십니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을 언제 만나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그분이 더디 오시겠지. 늦으시겠지, 아직은 아니겠지…’ 하다가
‘예상치 못한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자비하신 아버지가 아니라 준엄한 심판관이신 하느님을 만나지 않게 되기를…
흔히 다이어트는 항상 오늘까지 맛 있는거 잔뜩 먹고 ‘내일’부터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구원을 위한 우리의 깨어 있음은 ‘오늘, 바로 지금’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하느님에게 우리를 위해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제가 거름을 주고 돌보겠습니다.’ 하십니다.
매일의 일상 안에서 예수님이 그리 애쓰시고, 하느님이 기다리시는
삶의 달디단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예수님의 도움에 힘 입어 지금부터 시작합시다!
오늘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용서하고, 조금 더 인내하고 내어 주는 삶이 되기를…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제노 수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1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13:1-9
Some people told Jesus about the Galileans
whose blood Pilate had mingled with the blood of their sacrifices.
He said to them in reply,
“Do you think that because these Galileans suffered in this way
they were greater sinners than all other Galileans?
By no means!
But I tell you, if you do not repent,
you will all perish as they did!
Or those eighteen people who were killed
when the tower at Siloam fell on them—
do you think they were more guilty
than everyone else who lived in Jerusalem?
By no means!
But I tell you, if you do not repent,
you will all perish as they did!”
 
And he told them this parable:
“There once was a person who had a fig tree planted in his orchard,
and when he came in search of fruit on it but found none,
he said to the gardener,
‘For three years now I have come in search of fruit on this fig tree
but have found none.
So cut it down.
Why should it exhaust the soil?’
He said to him in reply,
‘Sir, leave it for this year also,
and I shall cultivate the ground around it and fertilize it;
it may bear fruit in the future.
If not you can cut it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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