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57-66.80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루카복음 1장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출생 예고와 탄생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짜여져 있다.
이를 통해 요한의 출생과 사명이
예수님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에 의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성경에서 이름은
그 인물의 소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명이 주어질 때
이름이 바뀌기도 하고
(예, 아브라함, 이스라엘, 베드로),
사명을 뚜렷이 드러내기 위해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예: 바오로),
오늘의 주인공인 요한처럼
하느님께서 직접 이름을
지어 주시기도 한다.

우리는 집에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가족들이 미리 심사숙고하여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소망을 담아
정성스레 고르고 골라 좋은 이름을 지어준다.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할아버지의 이름이나 혹은 아버지의 이름을 붙여준다.
그런데 엘리사벳이 아이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말한다.
이에 이웃들과 친척들이
이 생뚱맞은 이름에 의아해하며
아기 아버지 즈카리아에게 아기의 이름을 물으니
벙어리가 되어있던 즈카리아는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서판에 썼다.
그리고 그 즉시 그의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이에 이웃들과 이 소문을 들은 모든 이들이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수근거렸다.
즈카리아와 엘리사벳이 아기 이름을
‘요한’으로 지어야 했던 이유는
요한의 출생 예고에서
천사가 “이름을 요한이라고 하여라”(1, 13c)
라고 명하였기 때문이다.

세례자 요한은 유다교의 마지막 예언자이고,
신약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사제 즈카리아였고,
어머니는 아론의 자손인 엘리사벳이었으며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1,5-6).
또한 엘리사벳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두 사람 모두 아이를 갖기에는 늙은 나이였다.
이런 부모에게 하느님이 새 생명을 주시고,
이름까지 지어주심은
그의 탄생이 시작에서부터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의한 것임을 알려준다.
그는 ‘주님보다 앞서 와 하느님 백성들이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게 해야’ 할 사명을 지닌다.
그러기에 그는 세상에 지어지기 전부터
‘주님의 손길에 의해 보살펴지고’
그의 온 삶은 ‘주님의 길을 곧게 내고,
사람들이 주님께로 돌아서도록
큰 소리로 끊임없이 외치는 소리’가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살아냈고
그의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은혜’를 세상에 온전히 드러냈다.

우리 모두에게도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에 담긴 의미들이 있다.
또한 세례를 받으면서
우리가 닮고 싶은 수호성인들의 이름을 받았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처럼,
그리고 내가 닮고 싶은 성인들의 삶처럼
그 의미와 기대와 소망을 고스란히 살아내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온전히 그분만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우리를 통해
이 세상에 이루어지도록
주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우리의 매일을 통해 ‘주님의 은총’이
풍성히 드러나기를 기도해 본다.
제노 수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1:57-66, 80
When the time arrived for Elizabeth to have her child
she gave birth to a son.
Her neighbors and relatives heard
that the Lord had shown his great mercy toward her,
and they rejoiced with her.
When they came on the eighth day to circumcise the child,
they were going to call him Zechariah after his father,
but his mother said in reply,
“No. He will be called John.”
But they answered her,
“There is no one among your relatives who has this name.”
So they made signs, asking his father what he wished him to be called.
He asked for a tablet and wrote, “John is his name,”
and all were amazed.
Immediately his mouth was opened, his tongue freed,
and he spoke blessing God.
Then fear came upon all their neighbors,
and all these matters were discussed
throughout the hill country of Judea.
All who heard these things took them to heart, saying,
“What, then, will this child be?”
For surely the hand of the Lord was with him.
The child grew and became strong in spirit,
and he was in the desert until the day
of his manifestation to Is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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