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7,7-10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있으니
10여년 전쯤의 일이 생각납니다.
한 스님을 뵙게 된 일이 있었는데 그 분은
“예수님을 참 존경하고 좋아하는데
나는 ‘종’이 되어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아 ‘중’이 되었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분이 느끼셨던 것처럼 ‘종’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이고
누군가를 속박하며 자유롭지 못하게 생각됩니다.
‘종’의 사전적 의미는
- 예전에, 남의 집에 딸려 천한 일을 하던 사람.
- 남에게 얽매이어 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로 나와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022년의 이 사회에서
‘종’이라는 개념은 낯설고 과거 어느 시대에 존재 했던 어떤 사람들 이라는 생각만 들 뿐
가톨릭 신자로, 수도자로 살아가는 제게도
성경 속 ‘종’의 비유는 그리 쉽게 잘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식당 독서에서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원장님을 기억하며 쓴 글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떤 개념들은 문자로 이해하려 할 때 보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우경식 원장님의 흔적들을 짧고 얕게나마 찾아보며
복음 속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의 삶으로 보여주셨던
‘종’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거저 주어진 선물이고 은총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일 때
내가 ‘그분의 쓸모없는 종’임을 알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참 자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새로운 날을 허락하시고 살아가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겸손한 종의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에 충실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Gospel
Lk 17:7-10
Jesus said to the Apostles:
“Who among you would say to your servant
who has just come in from plowing or tending sheep in the field,
‘Come here immediately and take your place at table’?
Would he not rather say to him,
‘Prepare something for me to eat.
Put on your apron and wait on me while I eat and drink.
You may eat and drink when I am finished’?
Is he grateful to that servant because he did what was commanded?
So should it be with you.
When you have done all you have been commanded, say,
‘We are unprofitable servants;
we have done what we were obliged to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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