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24,35-38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쌀 한 톨
이는 내 살이니 먹을 때마다 나를 기억하라고,
떡 한 덩이 떼어 주시며
처음이 없는데서 오셨다가
나중이 없는 데로 가신 우리 스승님
말씀하셨더니라.
쌀 한 톨에 불이 타오르고
흙이 숨쉬고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니
어찌 쌀 한 톨이 쌀 한 톨로만 존재한다 하겠는가?
떡을 먹을 때마다
먹는 자도 먹히는 떡도 사라지고
오직 먹고 먹히는
사랑의 거룩한 행위만 남느니
영원한 것은
홀로 빛나는 사랑의 무도(舞蹈)일 뿐!
– 이현주·목사
그동안 믿고 따랐던 스승,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채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길에서 만난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며
그분이 ‘빵을 떼실 때’ 주님이심을 알아봅니다.
우리에게 생명의 빵이 되어 오신 예수님,
삶의 자리 곳곳에서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시고
마음이 빈곤한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당신을 보고서도
의혹에 빠져있는 제자들에게
먹을 것이 있는지 물어보신 후
그들이 마련한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잡수십니다.
우리 삶에 있어 서로 음식을 나누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입니다.
매일의 성찬례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시고
우리는 그 생명의 양식으로 새로운 힘을 얻어
이웃에게 영육의 먹을 것을 나눕니다.
비록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련한 구운 물고기 한토막
곧 우리 삶 속에서의 크고 작은 봉헌이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 드리는
소박하지만 귀한 ‘먹을 것’이 되리라 믿습니다.
날마다 우리를 영육으로 배불리시는 주님께
부활 8일 축제를 지내고 있는
우리의 작은 정성을 드릴 수 있다면
부활의 기쁨은 고요한 가운데
온 누리로 퍼져 나갈 것입니다.
성탄의 신비로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고
우리와 함께 생활하시며 함께 주무시고
함께 음식을 나누셨던 예수님,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에도 우리에게 찾아 오시어
신앙의 기억을 되살려 주시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주시면서
부활의 신비를 알려 주시니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난 해,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겪으며
유래없는 미사 중단 상황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올 해 함께 모여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기뻐할 수 있었음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요.
그러니 우리 모두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 합시다.
알렐루야!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주님과의 매일의 기억이 모여
부활에 대한 생생한 믿음을 이룰 것입니다.
– 전 요세피나 수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35-48
그 무렵 예수님의 제자들은 35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36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7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3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39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4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41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42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43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44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45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46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47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48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24:35-48
The disciples of Jesus recounted what had taken place along the way,
and how they had come to recognize him in the breaking of bread.
While they were still speaking about this,
he stood in their midst and said to them,
“Peace be with you.”
But they were startled and terrified
and thought that they were seeing a ghost.
Then he said to them, “Why are you troubled?
And why do questions arise in your hearts?
Look at my hands and my feet, that it is I myself.
Touch me and see, because a ghost does not have flesh and bones
as you can see I have.”
And as he said this,
he showed them his hands and his feet.
While they were still incredulous for joy and were amazed,
he asked them, “Have you anything here to eat?”
They gave him a piece of baked fish;
he took it and ate it in front of them.
He said to them,
“These are my words that I spoke to you while I was still with you,
that everything written about me in the law of Moses
and in the prophets and psalms must be fulfilled.”
Then he opened their minds to understand the Scriptures.
And he said to them,
“Thus it is written that the Christ would suffer
and rise from the dead on the third day
and that repentance, for the forgiveness of sins,
would be preached in his name
to all the nations, beginning from Jerusalem.
You are witnesses of these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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