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5,17-26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중풍 병자가 들것에 뉘여 사람들과 함께
예수님께서 계신 곳에 다다랐을 때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인해 한발자욱도 진전이 없어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렸을까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그들을 지붕으로까지
올라가게 한 것이겠지요.
문득, 지붕으로 올라가는 걸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궁금했습니다.
으례 이 성경 구절을 보면 떠올리게 되는
“우와~ 정말이지 병자를 위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간절함이 이렇게까지 행하게 하는구나.”
하며 탄복했을까?
아니면,
“참 유난스럽다. 먼저 온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왜 저렇게까지 하지?”
하며 못마땅해 했을까?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불평에 싸인 얼굴들만 수두룩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호적인 사람이 많았다면야
어렵게 지붕으로 올라갈 일은 없었겠지요..
서로 위하는 마음으로 양보하고 길을 터주었겠지요.

기도 속에서 만난 불평에 싸인 얼굴들은
모두 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말씀을 알아듣는 머리의 생각과
행하는 마음의 큰 온도차를 봅니다.
퍼뜩 떠올린 것 처럼
‘그래, 약자를 위해선 저렇게 하는거지,
예수님도 그 마음을 보시고 구원해주시는 거야.’
하면서도 행하려고도 하지 않고,
그걸 보는 눈길도 곱지가 않습니다.
이해와 연민, 사랑의 마음보다
지켜야할 예의를 운운하며
이해타산적인 마음이 가득한 미운 얼굴입니다.

회개와 속죄로 예수님의 오실 자리를
깨끗하게 마련해야 하는 은혜로운 대림시기,
제 마음 켜켜히 쌓인 불평과 완고함,
편협함의 먼지를 털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청해봅니다.
– 최 코르디아 수녀 –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26
17 하루는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갈릴래아와 유다의 모든 마을과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도 앉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힘으로 병을 고쳐 주기도 하셨다.
18 그때에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다.
19 그러나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보냈다.
20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21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인데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22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대답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23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24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에 걸린 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
25 그러자 그는 그들 앞에서 즉시 일어나 자기가 누워 있던 것을 들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26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두려움에 차서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5:17-26
One day as Jesus was teaching,
Pharisees and teachers of the law,
who had come from every village of Galilee and Judea and Jerusalem,
were sitting there,
and the power of the Lord was with him for healing.
And some men brought on a stretcher a man who was paralyzed;
they were trying to bring him in and set him in his presence.
But not finding a way to bring him in because of the crowd,
they went up on the roof
and lowered him on the stretcher through the tiles
into the middle in front of Jesus.
When Jesus saw their faith, he said,
“As for you, your sins are forgiven.”
 
Then the scribes and Pharisees began to ask themselves,
“Who is this who speaks blasphemies?
Who but God alone can forgive sins?”
Jesus knew their thoughts and said to them in reply,
“What are you thinking in your hearts?
Which is easier, to say, ‘Your sins are forgiven,’
or to say, ‘Rise and walk’?
But that you may know
that the Son of Man has authority on earth to forgive sins”–
he said to the one who was paralyzed,
“I say to you, rise, pick up your stretcher, and go home.”
 
He stood up immediately before them,
picked up what he had been lying on,
and went home, glorifying God.
Then astonishment seized them all and they glorified God,
and, struck with awe, they said,
“We have seen incredible thing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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