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3,20-21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오늘 예수님의 친척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평가한다.
“미쳤다”로 번역한 엑시스테미(eksistemi)는
정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떠나버린 걸 뜻한다고 한다.
예수님의 삶을 생각해 보면
“떠남”의 연속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느님 아버지 곁을 떠났고,
어머니와 가족을 떠났으며,
기대와 희망을 주던 치유자의 자리를 떠났고
결국에는 생명조차 떠났다.
예수님은 떠나는 것으로,
그렇게 정신이 나가는 것으로
아버지를, 가족을,
치유와 해방을,
생명을 얻었다.

수도자인 나에게도 “떠남”은 필연적인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부르심에 따라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낯선 수도원에 입회를 하였다.
수도 삶의 여정 중에서도
주기적인 인사이동으로 “떠남”을 반복한다.
수녀원에 입회 전엔 누군가 내게 물었다.
왜 수녀가 되려고 하냐고….
나의 대답은 예수님이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예수님만 생각하고 싶은데
세상에서 그렇게 살면
“미친 사람”취급을 받으니
정당하게 “예수님에게 미쳐있는 이”가 되고 싶다고…
내게 그런 삶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수도자” 뿐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참으로 예수님께 미쳐있는가…?
진심으로 그분만으로 미친
하느님을 찾는 이가 되길 청하며
오늘도 두 손을 모아 기도드린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35 ‘See that you have your belts done up and your lamps lit.
36 Be like people waiting for their master to return from the wedding feast,
ready to open the door as soon as he comes and knocks.
37 Blessed those servants whom the master finds awake when he comes.
In truth I tell you, he will do up his belt,
sit them down at table and wait on them.
38 It may be in the second watch that he comes,
or in the third, but blessed are those servants if he finds them ready.
39 You may be quite sure of this, that if the householder had known at
what time the burglar would come,
he would not have let anyone break through the wall of his house.
40 You too must stand ready,
because the Son of man is coming at an hour you do not ex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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