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8,34-9,1 연중 제6주간 금요일
오늘 독서에서는
바벨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류의 소통 부재와 혼돈은
남의 이야기 이기만 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상대방과의 대화 안에서
벽을 만난 듯 소통할 수 없는
관계의 부재를 경험하곤 합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삐걱거리고 있는 관계를
되돌아 보며 생각해 봅니다.
무엇이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요?
친밀한 관계 안에서
‘사랑’이라는 용어는
때때로 자신의 욕심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음을 봅니다.
나의 기대, 나의 바람이 채워지지 않아
울부 짓게 되는 나의 상처인 셈입니다.
위의 단어들에는
온통 소유격인 ‘나’만이 발견됩니다.
동양철학을 살펴보면
가끔 재미있는 발견을 할 때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관계에 대한
깨우침도 얻게 됩니다.
도 道 – 사랑 위에서 서로가 ‘나’를 걷어내고 비워낸 욕심 없는 상태입니다.
경, 애 敬, 愛 – 사랑 안에 있지만 서로가 아직은 ‘나’라는 욕심은 걷어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신, 의, 예 信, 義, 禮 – 사랑을 향해 있지만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의리와 예의가 강조되는 상태입니다.
살면서 도와 같은 관계가
선물로 주어지기도 하고
아직 경이나 애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관계를 만나기도 하며
또 때로는 단순히 신, 의, 예를 지키며
걸어가야 하는 관계를 살기도 합니다.
문득,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납니다.
자신의 욕심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를 사는
단단히 서 있는 영혼을 만나게 되면,
거추장스럽게 입고 있는
내 고집과 욕심이 부끄러워져
그 앞에서는 나도 그만
그것을 내려놓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도반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소원해진 관계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그 첫 단추를 되짚어 봅니다.
신, 의, 예부터 무너져 있습니다.
천천히 이것부터 돌보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Mk 8:34—9:1
Jesus summoned the crowd with his disciples and said to them,
“Whoever wishes to come after me must deny himself,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me.
For whoever wishes to sa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his life for my sake
and that of the Gospel will save it.
What profit is there for one to gain the whole world
and forfeit his life?
What could one give in exchange for his life?
Whoever is ashamed of me and of my words
in this faithless and sinful generation,
the Son of Man will be ashamed of
when he comes in his Father’s glory with the holy angels.”He also said to them,
“Amen, I say to you,
there are some standing here who will not taste death
until they see that the Kingdom of God has come in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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