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1,25-30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철부지’의 어원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 ‘철’인데 그 변화를 알고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곧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알지 못한다는 한자 말 ‘부지(不知)’가 붙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을 일컬어 철부지라고 한다. 즉 ,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오늘 복음에서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란, 스스로 세상 이치를 깨달아 모든 것을 확신하고 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다. 철이 들어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스스로 아는 이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진실로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아보지 못했다.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스스로 만들어 놓은 지혜와 슬기가 그들의 눈을 가리웠다. 때때로 삶에서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자기의 의견에 모든 확신을 거는 사람들을 만난다. 내가 부족해서 온전히 하느님만 의탁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면, 내가 틀렸다라는 여지라도 남겨두어야 한다. 1%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 어른들을 보고. 내안의 생각들안에서 여지가 없는 내 모습을 보고서도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살아가다 보면 너무 똑부러지고 척척 일을 잘 해내는 사람보다 어리숙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허물없이 나도 순수하게 웃을 때가 종종 있다. 그들의 철 없음이 나의 영혼을 더 흔드는 이유이다.
철부지들은 철을 알지 못하기에 지금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간절하게 하느님을 갈망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인생에서 헤메고 고통 한 가운데 있다. 하지만 세상의 지혜가 없기 때문에 하느님만을 갈망하기에 철부지들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먼저 알아보고 하느님의 나라를 지금 이곳에서 살아 갈 수 있다. 아멘 !
– 안 콘실리아 수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5-30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Gospel Mt 11:25-30
At that time Jesus exclaimed:
“I give praise to you, Father, Lord of heaven and earth,
for although you have hidden these things
from the wise and the learned
you have revealed them to little ones.
Yes, Father, such has been your gracious will.
All things have been handed over to me by my Father.
No one knows the Son except the Father,
and no one knows the Father except the Son
and anyone to whom the Son wishes to reveal him.“Come to me, all you who labor and are burdened,
and I will give you rest.
Take my yoke upon you and learn from me,
for I am meek and humble of heart;
and you will find rest for yourselves.
For my yoke is easy, and my burden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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