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18-23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예수님은 착한 농부이십니다.
그분은 말씀의 씨를 좋은 땅에만 아니라
길에도, 돌밭에도, 가시덤불 속에도 뿌려 주십니다.
때로 우리의 마음 밭이
아주 곱게 잘 갈린 땅이기도 하지만
때론 우리 마음 밭이 무수한 사람들이
시선없이 스쳐가는 길가 같기도 하고,
때론 풀 한포기 나기 힘들 것만 같이
돌덩이만 가득한 돌밭이 되기도 하고,
때론 나에게도 너에게도 상처를 주는
가시만 잔뜩 있는 가시덤불이 되기도 합니다.
언제나 좋은 마음일 수는 없겠지요.
가끔은 내 옆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완고한 돌처럼 고집 부리기도 하고,
가끔은 마치 세상 건너 사는 사람처럼
타인의 아픔과 상처에 무심하고,
가끔은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외롭고, 불행하고, 아프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저런 내 마음에,
이런 저런 날씨로 흔들리는 내 마음에도
한결같이 생명의 씨를 뿌려 주십니다.

우린 가끔 굉장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상황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고, 전후좌우를 판단해서
싹이 트고, 열매를 풍성히 맺을 곳에만 씨를 뿌립니다.
낭비하지 않으려고요~ 하는 변명을 하면서요.

그런데 예수님의 사랑법은 낭비하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흘러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부어 주십니다.
아낌없이, 흔들고 누르고 눌러
좋은 것을 더 많이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렇게 우리의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씀의 씨를 뿌려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우리의 게으름으로, 헛된 욕심으로, 어리석음으로
빼앗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느님은 계속 부어 주시지만,
우리가 은총의 그릇을 엎어 놓으면 그냥 쏟아지게 됩니다.

오늘도 우리 안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주님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 밭을 신나게 그리고 충실히 갈아 봅시다.
힘들면 쉬었다 갈지언정
귀찮다고 풀밭으로, 가시밭으로, 돌밭으로는 던져 두지 맙시다.
한없이 너그러운 농부이신
주님의 성실한 일꾼이 되는 은총을 청해드립니다.

-제노 수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8-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19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20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21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22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23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13:18-23
Jesus said to his disciples:
 
“Hear the parable of the sower.
The seed sown on the path is the one who hears the word of the Kingdom
without understanding it,
and the Evil One comes and steals away
what was sown in his heart.
The seed sown on rocky ground
is the one who hears the word and receives it at once with joy.
But he has no root and lasts only for a time.
When some tribulation or persecution comes because of the word,
he immediately falls away.
The seed sown among thorns is the one who hears the word,
but then worldly anxiety and the lure of riches choke the word
and it bears no fruit.
But the seed sown on rich soil
is the one who hears the word and understands it,
who indeed bears fruit and yields a hundred or sixty or thirtyf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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