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8,21-19,1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용서와 화해
누군가와 함께 동행한다는 것…
행복하고 달콤한 길일 때도 있지만,
그의 어둠과 나의 어둠이 부딪힐땐 아주 힘들고 거친 길이 되기도 합니다.
문득, 삶에서 상처를 남긴 관계들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이미 지나간 사건들 안에 덩그러니 남겨진 감정의 덩어리가 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용서와 화해는 쉽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어?’
라는 말 뒤에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상처주어선 안돼.’ 라는
아주 단단하고도 비논리적인 바램이 숨어있습니다.
너무나도 부숴져버리기 쉬운데 잘 놓지 못하는 이런 바램들을 이제 놓아주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고
또 나역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바로 나의 마음안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이성과 논리는 가려는 용서의 방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지향하지만,
그 보다 더 아래에 있는 감정은 희노애락 이라는 양극의 매우 강렬한 맛들을 지니고 있으면서
마치 소란한 장터처럼 기쁨을 주는 것에 춤추다 눈물을 주는 것에 좌절하기에
쓰라림을 주는 일들을 놓아주기 꺼려합니다.
장터 한 복판을 걸어나옵니다.
마치 예수님이 절벽으로 떠민 사람들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지나가셨던 것처럼요.
물은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는 것을 기억하며
그 길을 따라 가봅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는 그대로 두고
하느님 현존만 뚜렷이 기억하며 그렇게 그분 계신 곳을 찾아갑니다.
어느새 한적한 바닷길을 봅니다.
잔잔한 파도가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그분의 동행 안에서 나의 감정은 아무리 불과 같이 강렬해도 타버리지 않는듯 합니다.
상대방을 미워하는 동안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나 역시 미움의 감옥안에 든 죄수입니다.
그분의 동행안에서 방향을 잃은 감정들은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고
마음은 한결 평온해집니다.
내가 옳음을 굳이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넘어뜨려야 할 것 같지 않습니다.
내가 온전히 이해받지 못해도 틀린것 같지 않고 괜찮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것이 평안하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나의 죄보다 더 크다는 사실 하나가
오늘도 나에게 희망을 안겨줍니다.
-김 아니마 수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21─19,1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23 그러므로 하늘 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24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25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26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7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28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29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 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30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31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32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33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34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35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19,1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들을 마치시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 건너편 유다 지방으로 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18:21–19:1
Peter approached Jesus and asked him,
“Lord, if my brother sins against me,
how often must I forgive him?
As many as seven times?”
Jesus answered, “I say to you, not seven times but seventy-seven times.
That is why the Kingdom of heaven may be likened to a king
who decided to settle accounts with his servants.
When he began the accounting,
a debtor was brought before him who owed him a huge amount.
Since he had no way of paying it back,
his master ordered him to be sold,
along with his wife, his children, and all his property,
in payment of the debt.
At that, the servant fell down, did him homage, and said,
‘Be patient with me, and I will pay you back in full.’
Moved with compassion the master of that servant
let him go and forgave him the loan.
When that servant had left, he found one of his fellow servants
who owed him a much smaller amount.
He seized him and started to choke him, demanding,
‘Pay back what you owe.’
Falling to his knees, his fellow servant begged him,
‘Be patient with me, and I will pay you back.’
But he refused.
Instead, he had the fellow servant put in prison
until he paid back the debt.
Now when his fellow servants saw what had happened,
they were deeply disturbed,
and went to their master and reported the whole affair.
His master summoned him and said to him, ‘You wicked servant!
I forgave you your entire debt because you begged me to.
Should you not have had pity on your fellow servant,
as I had pity on you?’
Then in anger his master handed him over to the torturers
until he should pay back the whole debt.
So will my heavenly Father do to you,
unless each of you forgives his brother from his heart.”
When Jesus finished these words, he left Galilee
and went to the district of Judea across the Jor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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