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6,14-25 성주간 수요일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마태 26, 24)
최후의 만찬 전 유다의 발을 씻겨주실 때
예수님의 마음은 찢어지는 수난이 이미 시작되었다.
수석 사제들에게 은전 서른 닢을 받은 유다는
이미 예수님을 팔아넘긴 상태이다.
유다는 양심이 찔리고 후회의 마음도 있었겠지만
‘이미 너무 올 만큼 와버렸어. 돌이킬 수 없어.’
하는 외면이 계속 악한 길을 가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고,
끝장이라고 생각했던 그때가
예수님께 돌아가기에는 가장 이른 때였다.
예수님은 유다 앞에서 눈물로 발을 씻기시고
그의 양심을 건드려서라도 돌아오게 하려고
제자들 앞에서 배반을 예고하시며
유다의 심장이 움찔하며 떨게 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을 감추는 아이가
부모님의 눈을 못 마주치듯
유다는 예수님의 눈을 볼 수가 없다.
예수님의 녹아내리는 눈을 보는 것이
가슴을 찌르는 고통이니까
외면해버리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한 거다.
예수님은 유다와의 우정이
실패로 끝날 것임을 아시면서도
끝까지 그를 사랑하셨다.
유다와의 관계가 줄 가시들을 아시면서도
끌어안으셨다.
그리고 사랑은 결코 강요할 수 없는 것이기에
예수님은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놓아두신다.
유다를 보고 계셨을 그 눈빛으로
예수님은 나를 보고 너를 보고 계신다.
나의 배신 앞에서도 오히려 나를 걱정하며
더 뜨거운 연민으로 나를 보시는 그 눈빛으로
내일부터 걸어가실 십자가의 길을 가신다.
그 얼굴 앞에서 양심이 켕겨서 버틸 수 없어 도망갈지,
죄를 고백하며 울음을 터뜨릴지는 나의 선택이다.
– 수련자 오 소피아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6,14-25
14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15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16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17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
‘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하십니다.’ 하여라.”
1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0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셨다.
21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22 그러자 그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하였다.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 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24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25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하고 대답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26:14-25
One of the Twelve, who was called Judas Iscariot,
went to the chief priests and said,
“What are you willing to give me
if I hand him over to you?”
They paid him thirty pieces of silver,
and from that time on he looked for an opportunity to hand him over.
On the first day of the Feast of Unleavened Bread,
the disciples approached Jesus and said,
“Where do you want us to prepare
for you to eat the Passover?”
He said,
“Go into the city to a certain man and tell him,
‘The teacher says, AMy appointed time draws near;
in your house I shall celebrate the Passover with my disciples.”‘“
The disciples then did as Jesus had ordered,
and prepared the Passover.
When it was evening,
he reclined at table with the Twelve.
And while they were eating, he said,
“Amen, I say to you, one of you will betray me.”
Deeply distressed at this,
they began to say to him one after another,
“Surely it is not I, Lord?”
He said in reply,
“He who has dipped his hand into the dish with me
is the one who will betray me.
The Son of Man indeed goes, as it is written of him,
but woe to that man by whom the Son of Man is betrayed.
It would be better for that man if he had never been born.”
Then Judas, his betrayer, said in reply,
“Surely it is not I, Rabbi?”
He answered, “You have said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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