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9,14-15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사순시기를 살면서 단식을 거듭하다 보니
단식에도 빈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가난한 자의 단식,
권력자의 단식,
혜택을 입을 수 없는 자의 단식,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의 단식,
스스로 죄인이라
고개 숙여 참회하던 세리의 단식,
스스로 의롭다며
고개를 들었던 바리사이의 단식…
며칠 정도는 굶어도 괜찮을 정도의
노동을 하는 사람,
지금은 굶어도
언제고 다시 먹을 수 있는 사람,
이미 며칠째
어쩔 수 없이 굶고 있는 사람,
굶은 상태로는 도저히
오늘의 노동을 버틸 수 없는 사람,
굶고 말고를 제 뜻대로 정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럴 수 없는 사람…
우리 눈에는 단식이어도
하느님 앞에서는 단식이 아닐 수 있고,
단식하지 않는다 싶은 이들이
하느님 눈에는
진짜 단식 중일 수도 있겠지요.
그저 밥을 굶고 고행하는 것이 단식이 아니라
절제와 희생을 통해
예수와 그분 사랑을 더욱 느끼고
실천하는 것이 단식일 것입니다.
우리는 자칫 열심한 나머지 예수 없는,
예수와 무관한 단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고말고’를 따지기 전에
하느님 앞에서
그 사람이 처한 상황,
나의 상태를 들여다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 내가 드릴 수 있는
진짜 단식을 합시다.
하느님께 드리는 나만의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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