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와 함께 하는 십자가의 길
+ 성호경
시작기도
아버지 하느님!
태초에 당신께서는 ’보시니 좋더라‘하시며 세상을 아름답게 지으셨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저희는 당신이 마련하여 주신 인류 공동의 집을 잘 가꾸어 나가기보다 한없는 욕망으로 오염시켜 왔고,
당신의 얼이 담긴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겸손되이 당신 앞에 나아와 모든 피조물들과 함께
당신을 찬미하는 세상을 만드는 생태적 회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며,
교황 회칙 ’찬미 받으소서’에 의거한 십자가의 길을 바칩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세상은 그 일부 요소들만 따로 떼어 분석할 수 없습니다. 자연이라는 책은 하나이고 나눌 수 없는 것으로 환경, 생명, 성, 가정, 사회관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훼손은 실제로 인간 공존을 실현하는 문화와 긴밀히 관련됩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께서는 우리가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연환경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사실을 인정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6항)
주님, 당신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셨습니다. 그처럼 당신께서 마련하여 주신 지구, 우리들의 공동의 집도 사형선고를 받고 있음을 인식하게 하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생태계의 파괴가 나와는 상관없다는 무관심이 아니라 함께 책임을 지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소비 대신 희생을, 탐욕 대신 관용을, 낭비 대신 나눔의 정신을,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주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하는 금욕주의를 실천할 것이 요청되는 시대입니다.” (9항)
주님, 저희 인류가 절제, 관용과 나눔의 참된 금욕을 실천하는 십자가를 지도록 도와주소서.
제3처 기력이 떨어진 예수님께서 넘어지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인간이 하느님 피조물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기후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본디 모습에 손상을 입히고,
자연 삼림과 습지를 파괴하며, 지구의 물, 흙, 공기, 생명을 오염시키는 것은 모두 죄가 됩니다.
자연 세계에 저지른 죄는 우리 자신과 하느님을 거슬러 저지른 죄이기 때문입니다.” (8항)
주님, 저희의 삶을 성찰하며 저희의 행위와 방관으로 어떻게 저희가 하느님의 피조물에 해를 끼쳐 예수님을 넘어뜨리게 해 왔는지 깨닫게 하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수님을 돌보신 성모 마리아께서 이제 이 상처입은 세상을 모성애로 함께 아파하며 돌보십니다.
성모님께서는 꿰 찔린 마음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애통해 하신 것처럼 핍박받는 가난한 이들과
인간의 힘으로 황폐해진 이 세상의 피조물 때문에 지금도 슬퍼하고 계십니다.” (241항)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보시며 아파하신 성모님, 저희가 황폐해져 가는 지구를 보며 마음 아파하는 마음을 주시어 이 세상을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성모송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짐.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또한 “세상을 세계적인 차원에서 하느님과 우리 이웃과 함께 나누는 방법인 친교의 성사로 받아들이도록 부르심을 받습니다.
우리는 신성한 것과 인간적인 것이 하느님 창조의 흠 없는 외투의 가장 작은 부분,
나아가 우리 지구의 가장 작은 먼지 알갱이에서도 서로 만나게 된다고 겸손하게 확신합니다.” (9항)
주님, 세상의 곳곳에서 많은 이들의 비난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환경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바로 시몬입니다.
제6처 성녀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 얼굴을 닦아 드림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대기가 오염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누가 그 얼굴을 닦을 수 있을까요?
“일부 지역에서는 협동조합들이 생겨나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지역적으로 자급자족을 하고 남는 에너지는 팔기까지 합니다.
이 단순한 사례는 기존의 세계 질서가 책임을 지지 못하는 반면에, 지역의 개인들과 단체들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공동의 집을 위해 얼굴을 닦는 일입니다. ” (179항)
주님, 당신께서 세상을 사랑으로 선물하셨기에 저희도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서 포기하고, 누가 보거나 인정하지 않더라도 관대한 행위를 하게 하소서.
제7처 예수님 두 번째 넘어지셨습니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가정과 기업, 건설과 철거현장, 의료폐기물, 전자 폐기물, 산업 폐기물등의 쓰레기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해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 생물학적으로 분해가 되지 않고 맹독성이며 방사능도 있습니다.
우리의 집인 지구가 점점 더 엄청난 쓰레기 더미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십자가의 무게에 넘어지신 주님, 쓰레기 더미에 눌려 신음하는 지구를 위해 저희가 재생 불가능한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고 소비를 줄이며, 재사용, 재활용 등에 마음 쓰게 하소서. (21-22항)
제8처 예수님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질은 계속 악화되어 가고 있음에도 어떤 지역에서는 이 부족한 자원을 민영화하려는 추세가 나타나
물이 시장논리에 지배되는 상품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에 대한 접근권은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인권입니다.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이며 바로 그래서 다른 인권들을 행사하는 데에 전제조건이 됩니다.” (30항)
주님, 맑은 물을 마실 수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이 세상은 커다란 사회적 부채를 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물의 낭비를 줄이며 그들을 위해 울 수 있게 하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숲과 삼림지대의 손실은 생물종들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생물종들은 식량만이 아니라 질병치료와 여러 용도로 이용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미래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물종들은 앞으로 인간의 필요에 도음이 되고 환경문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수천종의 동물과 식물이 해마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32-33항)
세 번째 넘어지신 주님, 자원이 무한한 것이 아님을 자각하며 경제 상업 생산활동을 하도록 기업들을 일깨워 주시어 자연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주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기우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생태계 보호를 위하여 앞을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쉽고 빠른 금전적 이익만을 얻으려고 할 때
그 누구도 생태계 보존에 참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생물종이 소멸되거나 심각한 해를 입게 되면 그에 따른 손실은 막대합니다.”
주님, 환경훼손에 따른 엄청난 비용을 현재와 미래의 인류에게 떠넘긴 채로 개인적 이익만을 얻으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가장 심각한 불의 앞에 침묵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36항)
제11처 예수님 십자가에 못 박히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매체와 다지털 셰계는 어디나 존재하면서 사람들이 현명한 삶의 방식을 배우고 깊이 생각하며
넉넉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도록 영향을 행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의 훌륭한 현인들의 말씀이,
넘쳐 나는 정보의 소음과 혼란 속에 들리지 못하는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자기성찰, 대화, 사람들과 편견 없는 만남의 결실인 참된 지혜는 단순히 자료축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이러한 매체가 흥미로운 기회를 주는 반면, 건전한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외로움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저희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47항)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세계에서 생산된 식량 전체의 거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버릴 때마다 그 음식은 마치 가난한 이들의 식탁에서 훔쳐 온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기온 상승이 가뭄과 맞물려 농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고체와 액체 상태의 독성 물질을 개발 도상국에 수출하고,
선진국의 국가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짓을 이곳에서 저지릅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이 흔히 다국적이라는 것에 주목합니다.” (49-51항)
주님, 오늘날 참된 생태론적 접근은 정의의 문제와 결부됩니다. 저희가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이면서 십자가상 주님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게 하소서.
제 13처 예수님 시신이 십자가에 내려지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우리의 공동의 집을 지난 200년 동안처럼 아프게 하고 잘못 다룬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바라신 그대로 존재하고, 평화와 아름다움과 충만함을 위한 당신의 계획에 맞갖은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이러한 위기에 맞서는 문화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53항)
주님, 당신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린 제자들의 손길과 마음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정하고 법적인 틀을 수립할 수 있는 지도자를 보내 주소서.
제14처 예수님의 시신이 무덤에 묻히심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종말에 대한 예언은 더 이상 비웃거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엄청난 폐허와 사막과 오염을 남겨 줄 수 있습니다.
소비, 안전, 환경변화의 속도는 지구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생활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기에
이미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재앙으로 치닫을 수 있습니다.” (161항)
주님, 무덤에 묻힌 당신처럼, 묵묵히 저희 손에 맡겨진 지구를 미래세대가 살 만한 지구로 회복하여 물려줄 수 있도록,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하는 의지와 용기를 주소서.
우리는 지금도 영원의 안식일을 향하여, 하늘나라에 있는 공동의 집을 향하여 나아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세상에 있는 좋은 것은 모두 하늘나라의 잔치에도 받아들여질 것임을 인식하여 우리에게 맡겨진 공동의 집을 돌보는 데에 일치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힘과 빛을 주십니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새로운 길을 찾게 언제나 우리를 이끌기 때문입니다.
주님 찬미 받으소서. (243-245항)
교황님의 지향이 이루어지도록 주모경
십자가의 길 14처 그림 출처 https://blog.naver.com/ciakoh/22065429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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