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5,1-8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월피정을 맞아 성당에서 조배를 하는데 문득
나는 지금 이 곳에
‘붙어’ 있는가..
‘머무르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포도나무는 붙어만 있어도 열매를 맺는다.
나도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붙어만 있어도
많은 열매를 주신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머무를때 맺는 열매는 어떨까..
하는 동경의 마음도 들고..
머무르고 싶지만 악습과 약함으로 겨우 붙어만 있는
내 자신에게 실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어지러운데
어디선가 날벌레 한 마리가 날아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창문위를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여기가 어딘가 싶으면서 나가고 싶어
안간힘을 다하는 것 같다.
나에게 오면 어쩌지 하는 마음으로 잔뜩 긴장한 채
여차하면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다른 수녀님이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더니
날벌레가 힘이빠져 붙어있는 창문으로 가서
이리저리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벌레와 씨름을 한다.
그러더니 마침내 날벌레를 바깥으로 보내주었다.
그순간
어.. 수녀님은 지금 머물러 있는 사람의 열매를 맺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머무르는것이 거창하게 희생하고
인내하고 순명하는 것 만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 작은 사랑의 행위..
따뜻한 손길,
위로의 한마디,
활짝 웃는 미소 한번 이런 것 안에서도
열매를 맺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올라왔다.
머무르는것..
예수님을 일상 안에서 닮아 사는것..
사랑 담은 마음으로 나의 뿌리를 기억하며 걸어가는것.
뭔가 희망이 조금 샘솟으며 미소가 비죽 솟아오른다.
잡고 있는 손의 따스함을 기억하는것 그것이
머무름의 시작이라는 것에 감사하다.
주님, 제 손을 잡고 저를 당신 곁에 꼭 붙들고 계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안에 머무르며 살아가도록
깨어 기억하고 닮아 걸어가겠습니다.
아멘.
-이 테라 수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2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3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4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6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7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ospel
Jn 15:1-8
Jesus said to his disciples:
“I am the true vine, and my Father is the vine grower.
He takes away every branch in me that does not bear fruit,
and everyone that does he prunes so that it bears more fruit.
You are already pruned because of the word that I spoke to you.
Remain in me, as I remain in you.
Just as a branch cannot bear fruit on its own
unless it remains on the vine,
so neither can you unless you remain in me.
I am the vine, you are the branches.
Whoever remains in me and I in him will bear much fruit,
because without me you can do nothing.
Anyone who does not remain in me
will be thrown out like a branch and wither;
people will gather them and throw them into a fire
and they will be burned.
If you remain in me and my words remain in you,
ask for whatever you want and it will be done for you.
By this is my Father glorified,
that you bear much fruit and become my disciples.”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