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6,60ㄴ-69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예수님의 부활 후에 읽는 요한 복음은
요한 복음 사가의 공동체와 함께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을 되짚어 보는 것과 같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내가 생명의 빵”이라고 길게 말씀하신 후 따르는
제자들의 반응과 예수님의 결정적 질문을 전하고 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생명을 얻을 수 없다는
단호한 예수님의 말씀.
그리고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떠나겠느냐는 직선적 질문.
여기 요한의 공동체는
시몬 베드로의 목소리를 통해
역시 직선적으로 대답한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부활 후에 읽는, 살아 생전 예수님의 말씀.
스승의 죽음과 부활을 체험하기 전에는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하시는 그 분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부활 체험과 함께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함께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이
요한 복음 6장 전체를 꿰뚫고 있다.
그러므로 사실, 주님에 대한 저 고백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수님의 설명만 듣고 설득되어 나온 고백이 아니다.
부활의 체험과 함께 예수님 말씀을 오랫 동안 성찰하고
예수님의 살과 피를 형제들과 함께 나누는
실천을 거쳐 나온 확신이다.
우리도 어쩌면 아직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신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 삶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예수님과 나의 죽음과 부활을 거듭 체험하고
그것들을 깊이 숙고하고
형제들과 함께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눌 뿐 아니라
내 삶과 시간을 나누는 일을 오랫동안 실천한 후에야
이렇게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삼위일체론>에 나오는
기도를 바치며
우리도 긴 시간이 지난 후에
저 시몬 베드로처럼
고백하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힘 자라는 데까지
주님께서 허락하신 힘 자라는 데까지
주님을 두고 나는 물었습니다
믿는 바를 이치로 알고 싶어
캐묻고 캐묻고 지치도록 캐물었습니다
주님 내 하느님이시여
내게는 둘도 없는 소망이시여
이 간청을 들으소서
님을 두고 묻기에 지치지 많게
님의 모습 찾기에 늘 불타오르게
주님 힘을 주소서
주님을 두고 물을 힘을 주소서
제가 주님인줄 알아뵙게 하신 당신이기에
갈수록 더욱 알아뵙게 되리라고
희망을 주신 당신이기에
주님 앞에 내 강함이 있으니
주님 앞에 내 약함이 있으니
강함은 북돋워 주소서
약함은 거들어 주소서
주님 앞에 내 앎이 있으니
주님 앞에 내 모름이 있으니
주님께서 나타나시는 곳에
제가 들어가면 맞아주소서
주님께서 숨어계시는 곳에
내가 문 두드리면 열어주소서
주님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주님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소망을 내 안에 키우소서
주님께서 나를 고쳐 놓으실 때까지
고쳐서 완성하실 때까지
이 보나벤뚜라 수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0ㄴ-69
그때에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60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6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66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6:60-69
Many of the disciples of Jesus who were listening said,
“This saying is hard; who can accept it?”
Since Jesus knew that his disciples were murmuring about this,
he said to them, “Does this shock you?
What if you were to see the Son of Man ascending to where he was before?
It is the Spirit that gives life, while the flesh is of no avail.
The words I have spoken to you are Spirit and life.
But there are some of you who do not believe.”
Jesus knew from the beginning the ones who would not believe
and the one who would betray him.
And he said, “For this reason I have told you that no one can come to me
unless it is granted him by my Father.”
As a result of this,
many of his disciples returned to their former way of life
and no longer walked with him.
Jesus then said to the Twelve, “Do you also want to leave?”
Simon Peter answered him, “Master, to whom shall we go?
You have the words of eternal life.
We have come to believe
and are convinced that you are the Holy On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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