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벗어나도…


어디에 초점을 두는가? 
봉오리에 초점을 두니 가까이 있어도 
꽃은 희미하다… 


꽃에 초점을 두니 그 봉오리의 
그 연리고 보송한 솜털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얼마나 예민한지… 우리들의 눈과 귀와 마음도 이러하겠지… 
조금만 벗어나도 들려주려 보여주려 느끼게 
해주려던 것을 벗어나 주위를 맴돌게 한다. 


그게 그거지… 대충 보고 듣고 느끼면 되는 거지… 
그렇게 편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마음이 되면 좋으련만 
우리네 마음은 너무 여리고 섬세하도록 하느님이 만드신 것 같다. 


들리는 것에서 느껴야 하고 보이는 것에서도 느껴야 하고 
느껴오는 것에서도 그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듣고 
다치지 않도록 살며시 들여다 보아야 한다.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느끼게 해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서로의 초점을 잘 맞추려고 마음의 눈을 맞추려 애쓰는 것이 사랑이다. 
너에게 맞추려 너를 향해 귀를 열고 눈을 마주하는 모습은 아름다움이다. 
이것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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