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0,1-9 예수 부활 대축일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의 움직임을 따라가 봅니다.
가장 먼저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던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굴려져 있는 돌을 보고
예수님의 시신을
누군가 꺼내 갔다고 생각하고 슬퍼합니다.
베드로와 요한 역시 달려가
빈 무덤을 확인하였지만,
그것이 정말 예수님의 부활인지
아직 완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단번에 깨달은 제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벌써 수녀원에서
스무 번의 부활을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활에 대한 묵상은 새롭습니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그리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해해 가려는 노력이 있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 보내고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 더 가까이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더 해 가면서
저는 부활을 새롭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없다는 부재,
그 상실감에 우두커니 서 있었던 때가 있었고,
그 시기가 지나자
이제는 ‘없음’ 보다
다른 모습으로 ‘있다’는 것에
희망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길을 걸을 때
산들바람 속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어루만짐이 아버지의 손길 같았고
정말 더 가까이 제 곁에 계시는 느낌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살아 계실 때 보다
어쩌면 더 자주 제 기억속에서
소환당하고 계셨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아버지를 부르고 기억할 때마다
어김없이 마음이 따뜻하게 차올랐습니다.
어떤 날엔 제가 풀지 못하고 있던
마음의 숙제를 함께 고민해 주시고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꿈으로도 나타나시곤 했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이를 부르고 기억하면서
아버지의 부활은 해를 거듭할수록
저에게 더 행복하게 깨어 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저에게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분께서 제 삶에 들어오신 첫 순간부터
나의 온 여정을
침묵 속에서 함께 걸어오셨던 동반을
다시금 새롭게 기억합니다.
나의 어둠과 한계로
결국 그분을 십자가로 내몰게 되는
가장 가슴 아픈 순간들조차도
거부하지 않고 바라본다면,
그분의 부활은
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건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분의 부활에
함께 참여 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9
1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9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20:1-9
On the first day of the week,
Mary of Magdala came to the tomb early in the morning,
while it was still dark,
and saw the stone removed from the tomb.
So she ran and went to Simon Peter
and to the other disciple whom Jesus loved, and told them,
“They have taken the Lord from the tomb,
and we don’t know where they put him.”
So Peter and the other disciple went out and came to the tomb.
They both ran, but the other disciple ran faster than Peter
and arrived at the tomb first;
he bent down and saw the burial cloths there, but did not go in.
When Simon Peter arrived after him,
he went into the tomb and saw the burial cloths there,
and the cloth that had covered his head,
not with the burial cloths but rolled up in a separate place.
Then the other disciple also went in,
the one who had arrived at the tomb first,
and he saw and believed.
For they did not yet understand the Scripture
that he had to rise from the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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