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Chisto omnino nihil praeponant. R. B.
– 머리말 72,11
타일러 라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020년 07월 15일 출간
p.42
직접 동물을 키우고 죽이는 것보다
상품으로 접한 동물을 아무 감정 없이 먹는 게
오히려 잔인하지 않나 싶다.…
가격에는 '값'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
틀린 '가격'이 우리에게 비싼 값으로 돌아오고 있다.
p.65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의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3월 15일,
한국은 4월 10일로 다른 나라의 수준을 훨씬 웃돈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한국 사람들처럼 먹고, 입고,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1년 동안 3.7개의 지구를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전 세계 평균이 1.75개로, 이것은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환경파괴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p.68~69
얼마 전 나는 미국 민주당 경선 토론을 시청했다.
TV 토론이 끝나고 <뉴욕타임스>에서
누가 어떤 말을 이용해 토론했는지 분석했는데
기업이 선거자금을 대면 안 된다고 언급한 후보들은
모두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기업이 선거자금을 줘도 된다는 입장에 있는 후보들은
단 한 사람을 빼고는 기후 위기를 언급도 하지 않았다.
기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이라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업의 입장이란 자명하다.
기후 위기 같은 데에 먼저 나서서 돈을 들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p.70~71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수질오염의 20%, 바다에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의 20~35%,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소 6% 이상이 패션 산업에 의한 것이다.
청바지 한 장을 만드는 데에는 물 7,000L와 다량의 화학 약품이 사용된다.
p.76~77
우리가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 포장재 중 14%만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다고 한다.
게다가 플라스틱의 재활용 횟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리 많지 않다.
또 전기 아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쓰는 에너지가 기후 위기를 야기는 화석 연료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에너지를 아껴 쓰는 것도 좋지만,
에너지 생산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
분리수거, 분리배출, 전기를 아껴 쓰는 것,
기본이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것이 어떤 시스템 속에 있는 것인지 먼저 확인하고,
그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구조인가를 따져야 한다.
p.106
텀블러 쓰기, 대중교통 타기, 불 끄고 나가기, 분리수거하기...
많은 사람이 이런 방법을 생각하겠지만 그런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야 한다.
… 해결책은 분노에 있다. …
그럼 화가 나야 한다.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가 희생된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은퇴 후 살아갈 땅,
침수 위험 없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땅을 빼앗아 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게 아니다.
고의적인 것이다.
몇몇 기업, 몇몇 국가들이 기후 위기 안에서 수익을 창출해놓고
본인들을 위한 유리한 입장을 차린 것이다.
그걸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호구로 살아왔다는 것을.
p.113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산림을 없애 농장을 만들고 가축을 키우면서
자연이 가진 탄소흡수원을 없애기 때문이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EWG에서 발표한
'기후변화와 건강을 위한 육식자 가이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식품 중 양고기, 소고기, 치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p.121
우리 앞에 머그잔이 있다고 하면
이 머그잔이 무엇에 연결되어 있는지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며 관계망을 그리는 것이다.
머그잔을 만드는 데 사용한 흙,
도자기를 굽는 데 사용한 나무,
나무가 자란 숲….
조금씩 이렇게 관계망을 그리다 보면
나중에는 단순한 머그잔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그렇게 볼 줄 알아야 하는 세상이 와버렸다.
그 연결을 볼 수 없다면 기후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
p.123
이런 제3의 방법을 생각하려면 퇴비를 만드는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환경과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사는 곳의 시스템에 관해 비판적인 비교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런 틈을 찾아내 시스템을 연결하고,
계속 순환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문제는 해결된다.
p.191
언제나 따뜻한 물이 나오는 집,
계절에 상관없이 쾌적한 쇼핑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사무실….
우리가 갇혀 있는 작은 상자들은 편하지만,
그 상자를 감싸고 있는 것은 자연이고 지구이다.
하지만 우리가 갇힌 작은 상자가 편하고 쾌적하기 때문에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잘 보지 못하는 듯하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의 현실과 그런 뉴스가
별 감흥을 일으키지 않은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우리 존재, 우리가 만든 모든 문명은 자연 안에 있기에
자연의 질병은 반드시 인류의 파멸로 돌아온다.
자연은 '공존'을 말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살펴야 할 우리의 보금자리이다.
p.197
전 세계 인구, 즉 소비자는 78억 명이다.
생산자 또는 원자재를 공급하는 자는 15억 명이다.
그런데 소비자와 생산자의 중간 단계에서는
소매, 유통, 가공을 하는 500개 기업이 시장의 70% 점유하고 있다.
특히 100개의 글로벌 브랜드 기업이
전 세계 1차 생산물의 25%, 전 세계 총생산의 40~50%를 차지한다.
78억 명의 소비자가 텀블러를 쓰는 것보다,
100개의 글로벌 기업이 에너지 생산을 전환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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